최근 몇 년 사이에 소주에 대한 트렌드가 달라졌습니다. MZ세대들은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맛과 향을 즐기기 위해 고가의 증류식 소주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연속식 증류로 고순도 알코올만 뽑아내 맛과 향이 없는 희석식 소주와 달리, 증류식은 고급 알코올에 풍미를 살려 좀 더 품위 있는 맛을 냅니다.
증류식 vs. 희석식 소주
증류식 소주와 희석식 소주의 가장 큰 차이점을 증류방법입니다. 증류식 소주는 알코올 농도가 40~60%인 소주원액을 만들어 이를 단식 증류하지만, 희석식 소주는 연속식 증류로 95% 알코올인 주정을 만들어 물로 희석하기 때문입니다. 증류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불순물과 효모에 의해 생성되는 향 성분이 제거, 무색무취의 깔끔함은 있겠지만 개성은 사라지게 됩니다.
증류식 소주는 단식 증류로 알코올과 함께 발효액에 있는 향을 얻을 수 있어 전분이 함유된 쌀, 보리, 고구마 등을 사용하지만 희석식 소주는 어떤 원료를 써도 맛이 비슷해 쌀 외에도 비교적 저렴한 타리오카, 당밀 등을 쓰기도 합니다. 증류식 소주는 발효와 숙성에 최소 3개월이 걸리는데 희석식 소주는 제품화하기까지 단 하루면 제조가 가능합니다. 증류식 소주는 정성이 배로 들고 증류과정에서 양도 줄어드니 제조법이 비교적 단순한 희석식 소주에 비하면 귀한 술입니다.
증류식 소주는 과거부터 전통적으로 집에서 직접 담가 먹는 경우가 많았고, 희석식 소주는 1895년 일본에서 동아시아 최초로 주정 생산을 시작했고 1899년에는 희석식 소주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이후 조선으로 들어온 희석식 소주는 저렴한 가격으로 증류식 소추를 대체하며 대중들에게 전해졌습니다.
희석식 소주와 가장 유사한 술은 보드카입니다. 보드카 역시 연속증류를 통해 얻어낸 주정에 물을 타서 만들기 때문입니다. 도수의 차이와 감미료를 첨가하는 것 외에는 보드카와 희석식 소주와 같습니다.
증류식 제조 과정
1. 원료를 씻은 후 고두밥을 짓는다.
2. 밀이나 찐 콩을 굵게 갈아 미생물 번식시켜 만든 누룩을 붓는다
3. 단식 증류법으로 압력 조절 방법에 따라 상압증류와 감압증류 중 선택하여 술을 받음
4. 증류 직후 술의 풍미를 위해 숙성 과정을 통해 향미와 주질을 조정
숙성 용기의 특징
1. 찰흙과 백토 : 5~20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한 숨구멍이 있어 통기성이 높습니다. 이 기공을 통해 산소와 알코올, 미량 성분들이 미세 산화작용을 하면서 자극적인 향을 내는 유황 화합물, 알데하이드류 등이 없어지고 에스테르류가 생성됩니다.
2. 목통의 경우: 나무에 깃든 성분도 추출되면서 특유의 향과 색상이 더해집니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차나무통을 처음 만들 때 내벽을 그을리거나 태우는데, 이때 다양한 성분들이 생성돼 증류주에 녹아들게 됩니다.
맺음
증류식 소주는 제조 과정이 길고, 특유의 맛과 향을 느끼면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희석식 소주는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의 애환을 달래주는 국민 술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혼자 마시든 친구들과 또는 단체 회식이든 에서 빠질 수 없는 희석식 소주는 무색, 무취와 함께 누구나 경제적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여행과 맛 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라별 방문을 피해야할 시기와 날짜 (0) | 2023.07.03 |
---|---|
와인이 '드라이'하다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0) | 2023.06.26 |
커피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 5가지 (0) | 2023.06.19 |
스페인의 음식을 다양하게 맛보는 투어 타파스 크롤링 (0) | 2023.06.02 |
유럽에서 가장 큰 스페인 마드리드 왕궁 (0) | 2023.05.31 |
댓글